S STORY
먼저 포기하지 마세요,
끝까지 희망을 찾아야 하니까요
진행성 간암, 전이가 동반된 간암 환자가 신뢰하는 동반자 김도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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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한 간암 환자는 예의 주시해야 할 대상이다. 오늘 괜찮아 보여 다행이다 안도했는데, 다음 날 갑자기 나빠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환자는 의사에게 낙심도 방심도 허용하지 않는다. 김도영 교수(소화기내과)는 간암 환자에게는 ‘중요한 포인트’가 저마다 다르다고 지적한다. “순식간에 나빠지는 그 순간을 놓쳐서도 안 될 뿐만 아니라,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포인트도 있습니다. 환자 상태를 민감하게 읽어내는 데는 축적된 경험이 필요합니다.” 간암 치료의 권위자 김도영 교수는 다른 병원에서 의뢰된 치료가 어려운 진행성 간암, 전이가 동반된 간암 환자를 주로 만나고 있다. 그는 30년 가까운 치료 경험의 결론으로 처음부터 포기할 게 아니라, 치료를 받다 보면 희망을 가질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에디터 이나경 포토그래퍼 최재인

섣불리 ‘희망’을 말하기 어려울 만큼 간암은 치료가 쉽지 않은걸로 알고 있습니다.
간암은 사망률도 재발률도 높은 난치성 암에 속합니다. 하지만 치료법이 크게 발전한 덕분에 최근 20년 동안 생존율은 2배 이상 높아졌습니다. 예전에는 전이가 있다든지, 암이 간 전체로 퍼진 진행성 간암의 경우, 여명을 수개월로 짐작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분들도 면역항암제 같은 좋은 약들로 암 크기를 줄인 후 절제수술을 한다든가, 간이식 등을 통해 치료의 길을 찾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진단을 받으면 환자와 가족들은 치료를 포기하고 싶을 만큼 절망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먼저 포기하지 마세요. 치료 과정에서 희망의 씨앗이 생기기도 하니까요. 간암도 초기에 진단하면 대부분 완치될 수 있고, 재발률이 높긴 하지만 그렇다고 모두 재발하는 건 아닙니다. 병이 진행됐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렇게 간암 치료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요?
간암은 폐암에 이어 두 번째로 치명률이 높습니다. 매년 약 1만 명의 간암(간세포암) 환자가 발생한다면, 끝내 생명을 잃고 마는 환자가 9천 명 이상일 정도죠. 이렇게 사망률이 높은 이유로 3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첫째, 재발이 잘되기 때문입니다. 간암으로 수술을 받아도 5년 이내에 재발할 확률이 약 70%에 이릅니다. 수술이 아닌 국소치료, 예를 들어 간동맥 화학색전술 치료를 받더라도 몇 개월 지나면 재발하고, 이 과정을 반복해서 겪는 분들이 많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간암 환자들은 간경변증이나 B형 또는 C형간염 같은 만성 간질환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간경변증이 있으면 잘 치료해서 암이 없어져도 간염으로 인해, 또는 간암 치료로 인해 간기능이 저하되어 간부전이 생깁니다. 그래서 간이식을 받아야 하거나 끝내 회생하지 못하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말씀하신 내용으로는 간암과 희망을 연결 짓기에는 너무 멀게 느껴집니다.
간암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세 번째 이유인 낮은 조기 진단율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직도 간암은 조기 진단율이 매우 낮습니다. 조기에 진단받으면 고주파 열치료술, 수술적 절제, 이식 등을 시행할 수 있고, 그만큼 치료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그래서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는 거고요. 어려운 상태지만 잘 치료받은 분들이 드물지 않습니다. 간암 사이즈가 매우 크고 폐 전이까지 있던 어떤 환자는 세계적인 주목을 끌었던 세브란스병원의 고유 치료법인 방사선항암동시요법으로 간 종양이 거의 괴사된 후, 항암치료와 함께 폐 절제수술을 받았습니다. 그후 간이식과 재발 방지를 위해 항암 효과가 있는 면역억제제를 잘 써서 진단 후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잘 살고 계십니다.
크게 발전한 간암 치료 방법이나 성과 또한 희망의 여지가 되겠지요?
국소치료인 고주파 열치료술의 경우, 이제는 극초단파 소작술이나 냉동소작술 등으로 다양해져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화학색전술 또한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방사선색전술이 보편화되어 큰 종양이나 고령 환자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로 자리 잡았습니다. 얼마 전 세브란스 간이식 2,000례 기념 심포지엄이 있었습니다. 간암에서 가장 확실한 치료법으로 간이식이 자리 잡기까지 세브란스병원이 크게 기여했다고 봅니다. 수술적 절제에서도 수술 술기의 발전, 수술 전후 처치의 향상 등으로 세브란스병원의 수술 성적은 한국에서 가장 좋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세브란스의 중입자치료기 도입으로, 앞으로는 간암에서도 중입자치료가 대세가 될것이라 전망합니다.
간암과 관련해 환자나 가족이 반드시 유념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요?
간암 고위험군은 반드시 정기검사를 받는 것이 좋겠습니다. 혹시 생길지 모를 간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죠. 즉 간경변증, 만성 B형간염, 만성 C형간염 등을 가진 간암 고위험군은 1년에 2번, 2가지 검사 (초음파, 알파태아단백(AFP)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합니다. 이를 잘 기억하도록 대한간암학회는 2월 2일을 ‘간암의 날’로 제정했습니다. 조기 진단은 간암 완치와 직결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합니다. 아울러 간암 환자가 고기를 먹어도 되는지 묻는 분들이 가끔 있는데, 그것은 완전히 오해입니다. 오히려 간암 환자는 간기능 저하가 동반되어있는 경우가 많아 육류 섭취를 통해 단백질을 보충해줘야 합니다.
끝으로 교수님은 어떤 마음으로 환자를 만나고 계신가요?
진료실에서 환자를 만나는 시간은 너무 제한적입니다. 환자는 궁금한 것도, 묻고 싶은 것도 많은데, 그 짧은 시간에 해결해드리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개인 유튜브 채널(K-Med 명의의 처방전)인데, 말 그대로 환자와 더 소통하기 위한 창구입니다. 4년이 지난 지금 100개 이상의 동영상 업로드에 구독자 6만 명 이상으로 간 분야에서는 인지도가 높은 편입니다. 저 또한 여기서 많은 격려와 응원을 받고 있습니다. 요즘은 의사의 길에 처음 들어섰던 초심으로 돌아가 환자를 만나고 있습니다. 자만하거나 방심하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으며, 간암 분야에서 제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치료가 어려운 진행성 간암을 좀 더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치료가 잘될까 고민이 깊은 환자가 의외로 좋은 결과가 나오기도 하고, 반대로 수월할 것 같다고 예상했는데 경과가 아주 안좋은 경우도 있습니다.
사람의 힘으로는 예측이 참 쉽지 않습니다. 그때마다 확실히 세브란스를 지켜주시는 하나님이 치료해주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명의의 특강
간암
정기검진과 맞춤형 치료 전략! 간암 극복의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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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은 폐암에 이어 사망자 수가 두 번째로 많은 암이지만, 최근 면역항암제를 포함한 치료 전략의 발전으로 생존율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
간암 극복을 위해서는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과 면밀한 치료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글 김도영 교수(소화기내과)

간암은 치료가 어렵고 재발률이 높아 예방과 조기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성 B형/C형간염, 알코올 간경변증, 만성 간질환 등 간암 고위험군은 증상이 없더라도 반드시 6개월에 한 번씩 검진을 받아야 한다.
간암의 대표적 원인, 간염바이러스
의학적으로 간암은 간세포암, 담도암 등 간에 발생하는 모든 악성 종양을 통칭한다. 그러나 전체 간암의 약 80%가 간세 포에서 발생하는 간세포암이기 때문에, 흔히 간암이라 하면 대부분 간세포암을 뜻한다.
우리나라에서 간암의 가장 큰 원인은 만성 B형간염으로, 전체 간암 환자의 약 65-70%가 B형간염을 앓고 있다. 만성 C형 간염, 음주, 간경변증 등도 간암 발생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B형간염의 신규 발생률은 영유아기 백신접종 시행 이후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50대 이상 연령층에서는 여전히 B형간염바이러스 보유자가 적지 않다. 예방접종 시행 전, 출생 과정에서 어머니로부터 간염바이러스가 전파되는 모체 수직 감염 사례가 흔했기 때문이다.
만성 간염,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이유
만성 B형 또는 C형간염이 장기간 지속되면 간이 서서히 딱딱 해지고, 결국 간경변증을 거쳐 간암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악화 과정은 만성 간염뿐 아니라 알코올 간질환, 비알코올 지방간 등 다른 간질환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간염 바이러스 자체가 정상 간세포에 돌연변이를 일으켜 간경변증 없이 곧바로 간암이 발생하는 경우도 드물게 존재한다. 따라서 만성 B형/C형간염 단계에서부터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특이하게도 간암은 남성 환자의 비율이 약 80%로, 여성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이는 만성 간질환의 유병률 차이, 음주와 같은 생활습관 문제, 스트레스, 과로, 남성호르몬의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추정된다.
간염바이러스 없고 술 안 마셔도 간암 고위험군?
다행히 만성 B형간염은 예방접종의 보편화와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발전으로 환자가 꾸준히 줄고 있다. C형간염은 아직 백신은 없지만, 효과가 뛰어난 먹는 항바이러스제가 널리 사용되면서 조기에 완치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에는 B형간염이나 C형간염으로 인한 간암이 줄어드는 추세다.
반면 비알코올 지방간 때문에 생기는 고령의 간암 환자가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문제는 지방간에서 발생하는 간암은 간경변증 없이 생기는 경우도 적지 않아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지방간은 간에 중성지방이 5% 이상 축적된 상태로, 당장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으나 치료 없이 방치할 경우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 특히 비만,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 등 대사질환이 증가하면서 비알코올 지방간 환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비알코올 지방간이 간암 원인 1위로 올라섰다. 만성 간염이 없고 술을 안 마시더라도 대사질환이 있다면 간 건강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1년에 2회 초음파와 종양표지자 검사
간암의 발병 초기에는 피로, 전신 쇠약감, 소화불량, 상복부의 뻐근함, 체중 감소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은 매우 비특이적이어서 증상만으로 간암을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다. 간암으로 복수나 황달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면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되어 간기능이 저하된 상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간암은 정기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성 B형/C형 간염, 알코올 간경변증, 만성 간질환 등 간암 고위험군은 아무런 증상이 없더라도 반드시 6개월에 한 번씩 혈액을 통한 종양표지자 검사(AFP, 알파태아단백)와 초음파검사를 받아야 한다. 현재 국가에서 간암 고위험군에게 이 두 가지 검사를 연 2회 무료 건강검진 항목으로 지원하고 있다.
다만 심한 간경변증 환자는 초음파만으로는 결절과 암을 구별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CT나 MRI 같은 정밀 영상검사가 추가로 활용된다.
초기, 중간, 진행성 병기로 구분
간암 치료가 까다로운 이유는 간이 단백질 합성, 영양소 저장과 분비, 면역기능, 해독작용, 비타민 합성 등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간암을 치료할 때는 암의 진행 정도와 남아 있는 간기능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다른 암과 달리 간암은 초기, 중간, 진행성 병기로 구분한다. 종양이 3개 미만이면서 가장 큰 덩어리의 크기가 3cm 이하이면 초기, 종양이 3개 이상이지만 간 내부 혈관 침윤이나 전이가 없는 경우라면 중간 병기, 주요 혈관 침윤이나 전이가 나타나면 진행성 병기에 해당한다.
절제수술 가능한 환자는 약 15%뿐
초기 간암은 절제수술, 고주파 열치료, 간이식수술을 시도할 수 있다. 문제는 간암 환자들 대다수가 만성 간질환으로 인해 간기능이 저하되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간기능이 충분히 유지되어 절제수술이 가능한 환자는 전체의 약 15%에 불과하다.
고주파 열치료는 초음파로 종양의 위치를 확인한 뒤, 가느다란 바늘을 삽입해 고주파 열로 암 조직을 태워서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초기 간암이지만 간기능 저하나 고령 등의 이유로 절제수술이 어려운 환자에서 주로 시행한다. 간기능이 심하게 떨어져서 다른 치료를 시도하기 어려운 초기 간암 환자는 간이식이 최선의 치료가 될 수 있다.
암세포만 괴사시키는 색전술
중간 병기 간암에서는 간동맥 화학색전술이 가장 대표적으로 활용된다. 간동맥에 항암제와 색전 물질을 주입해 암세포로 가는 혈류를 차단함으로써 종양을 괴사시키는 방식이다. 이후 영상검사를 통해 치료 효과를 평가한 뒤, 필요하면 여러번 색전술을 시행할 수 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표적치료제나 면역항암제, 방사선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최근 수년 동안, 화학색전술 대신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방사선색전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방사선색전술은 화학색전술에 비해 후유증과 합병증이 적고 입원 기간이 짧아, 종양이 크거나 고령이거나 간기능이 다소 저하된 환자들에서 특히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약물치료의 진전으로 생존율 향상
간암은 종양이 다발성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성장 속도가 빠르며, 주요 혈관을 타고 잘 전이되는 특성이 있다. 또한 5년내 재발률은 약 60%로 높은 편이다. 여기에 기저 간질환으로 간기능이 나쁜 경우가 많아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이고, 전통적인 세포독성항암제가 거의 효과를 보이지 않아 과거에는 ‘고아암’으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가 도입되면서 간암 치료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 간암의 약물치료는 최근 10여 년간 급격한 발전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다른 암에서도 많이 사용 중인 면역항암제가 간암에서도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수술이나 시술이 불가능했던 환자에서 면역항암제로 암 크기를 줄인 뒤 수술이나 이식, 색전술 등을 시도하는 사례가 꾸준히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치료 전략의 발전으로 2000년대 초반 약 20%에 불과했던 간암의 5년 생존율이 2022년 기준 약 39%로 크게 향상됐다. 다른 고형암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치지만, 조기 진단과 치료 전략의 발전이 예후를 바꾸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간암 완전 정복을 향하여, 연세암병원 간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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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의 약물치료는 최근 급격한 발전을 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수술이나 시술이 불가능했던 환자에서 면역항암제를 활용한 약물치료로 암 크기를 줄인 뒤 절제수술이나 이식, 시술 등을 시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김도영 교수
소화기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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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세브란스병원> 2026년 1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