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펌프를 고쳐라, 삶을 넘어 마음까지 생기가 돌도록! 심장질환의 종착역, 심부전 치료의 새 길을 열어가는 개척자, 강석민 교수

 


“심장내과 의사로 얼추 30년 가까운 세월을 살아왔지만, 질병을 보는 의사가 아니라 사람을 치료하는 의사가 되고자 하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어요. 흔히 말하는 환자중심의 치료를 하려고 나름대로 애를 쓰는거죠. 시술하고 약 주는 의사가 아니라 평생 건강을 관리해주는 의사이면 좋겠어요. 환자들이 세브란스를 평생 고마워하고 기억에 남는 ‘인생 병원’으로 여기게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갑작스러운 바이러스의 공격으로 너나없이 경황이 없던 지난 3월, 강석민 교수(심장내과)는 문자 한 통을 받았다. “매일 고생이 많으시죠? 병원과 의료진들이 COVID-19로 힘들어한다는 소식을 듣고,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아들 가족이 비록 적은 물량이긴 하지만 세브란스에 방호복과 덴탈마스크를 기부하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얼마 뒤, “함께하면 이겨낼 수 있습니다”라는 응원 메시지와 함께 방호복 1,000벌과 덴탈마스크 55,000장이 병원에 도착했다. 가장 긴박한 순간에, 더없이 요긴한 선물에 따듯한 마음을 얹어 보낸 주인공은 누구였을까?

산타가 뒤늦게 찾아왔네요. 그런데 왜 교수님을 콕 지목해 연락을 해온 걸까요?
제 환자 가운데 3형제가 나란히 우리 병원에서 심장이식을 받은 분들이 있습니다. 5형제 가운데 셋째가 먼저 건강검진에서 이상 소견을 받은 뒤로 상태가 빠르게 나빠져서 2015년에 이식수술을 받았습니다. 이어서 동생에게도 비슷한 증상이 찾아왔어요. 해외의 내로라하는 의료기관을 돌아다니며 치료법을 찾아 헤매던 끝에 2017년, 수술대에 올랐죠. 그리고 얼마 안 가서 둘째마저 심한 심장압박을 호소하며 입원했고 이내 같은 수술을 받았습니다. 세 분 모두 수술이 잘돼서 건강을 되찾으셨는데, 넷째 박구식 님의 자제분이 부친과 삼촌들을 치료해준 의료진과 병원에 고마운 뜻을 전하신 거예요.

심장이식은 마지막 수단이라고 들었습니다. 세 분 모두 그만큼 위중한 상태셨나 봐요.
각종 심장질환으로 심장기능이 악화돼서 전신에 충분한 혈류를 보내지 못하는 상태를 심부전이라고 합니다. 왼쪽 심장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게 되면 피로감과 무력감이 깊어지고 폐에도 물이 차 호흡이 어려워집니다. 오른쪽 심장의 기능이 떨어지면 복수가 차거나 온몸이 붓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심부전의 가장 일반적인 원인은 관상동맥질환입니다. 혈관의 일부 또는 전부가 막히는 병이죠. 하지만 그 밖에도 여러 요인들이 작용합니다. 오랫동안 고혈압을 앓았다거나 심근병증이 있어도 심부전이 생길 수 있거든요. 중증 심부전 환자가 어떤 약물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는 수준에 이르면, 이분들처럼 심장이식을 고려하게 됩니다.

심부전이 그렇게 무서운 병인 줄 몰랐습니다. 심장이식 말고는 답이 없는 건가요?
심부전 진단을 받으면 적잖은 환자들이 깊이 좌절하고 절망합니다. 안타까운 일이죠. 하지만 지레 겁먹고 주저앉을 필요는 없습니다. 원인이 다양한 만큼 치료법도 다양하니까요. 전문가를 찾아서 정확한 진단을 받고, 발병 원인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얼마든지 정상적인 심장으로 회복될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에는 스스로병을 이기기 위한 노력이 따라야 합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죠. 심부전을 앓게 되면 어김없이 숨이 차는 증상이 나타나고, 자연히 신체 활동 능력이 떨어지게 마련이죠.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니 영양 부족과 체중 감소로 이어지기 쉽고요. 하지만 저마다 형편에 맞는 운동과 영양 섭취가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자가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자가 관리라고요? 뭘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겠어요?
지금 어떤 질병을 앓고 있는지 정확하게 인식하고 거기에 맞춰 올바른 생활습관을 갖는 게 핵심입니다. 영양, 수면, 운동, 술, 담배를 비롯해 증상을 호전시키거나 악화시킬만한 요인들을 세심하게 관리하는 거죠. 심부전 환자들이날마다 점검해야 할 사항들을 모아둔 셀프 체크리스트가 이미 나와 있습니다.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염분을 조절하고, 꾸준히 체중을 재고, 꼬박꼬박 약을 먹고,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는 따위가 다 관리에 포함됩니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에서는 심부전 전문 간호사가 자가 관리 방법을 알려주고 제대로 원칙을 지키고 있는지 상담해드리고 있습니다.

심부전이라는 골리앗에 맞서려면 의료진의 노력과 환자의 자가 관리 차원을 넘어서는 광범위한 전략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심부전은 모든 심장질환의 종착역입니다. 심장질환 환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결국 심부전에 이르게 된다는 말씀이죠. 갈수록 고령화되는 우리 현실을 감안하면 조만간 심부전 환자들이 대폭 늘어나리라는 건 불 보듯 뻔한 사실입니다. 증상이 악화되면서 입원과 퇴원을 되풀이하게 되면 개인은 물론 사회의 부담도 크게 늘어나겠죠. 그러므로 국가적 차원에서도 한시 바삐 심부전 환자 관리 정책을 세워야 합니다. 일정한 규모 이상의 병원에서는 심부전 환자를 전인적으로 살필 수 있는 다학제 진료 체계를 마련해야 하고요. 무엇보다 국민들에게 심부전이라는 병을 알리는 노력부터 활발하게 전개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게 큰 틀의 전략이라면, 제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심부전 치료 의료기기 개발에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심부전을 앓게 되면 어김없이 숨이 차는 증상이 나타나고, 자연히 신체 활동 능력이 떨어지게 마련입니다.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니 영양 부족과 체중 감소로 이어지기 쉽고요. 하지만 저마다 형편에 맞는 운동과 영양 섭취가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심부전 환자들을 위한 의료기기라고요? 금방 그림이 그려지지 않습니다.
이미 개발을 마치고 시판 중인 ‘리컴번트 사이클’ 얘기부터 할까요? 쉽게 말해서, 머리 받침대와 각도 조절 장치를 장착해서 뒤로 편안히 기댄 상태로 운동할 수 있게 한 자전거입니다. 허리나 무릎이 아파 똑바로 서서 운동하기가 버거운 어르신 환자들이 시간과 강도를 적절히 바꿔가며 운동할 수 있죠. 그마저도 어려워 침대에 묶여 지내다시피 하는 환자들을 위한 기기 개발도 마무리 단계입니다. 다리를 커프로 감싸고 심박수에 맞춰 수축과 이완을 되풀이하며 심장으로의 혈류를 증가시켜 심장근육을 단련시키는 방식입니다. 환자가 움직이지 못해도 혈류를 개선해서 심장기능을 개선해줍니다. 혈관을 자극해 내피세포에서 혈관 확장 물질 및 다양한 호르몬들이 배출되도록 해서, 심부전 환자뿐만 아니라 치매 환자를 비롯해 뇌혈류에 문제가 있는 환자들에게도 도움이 되리라고 봅니다. 현재 의료기기 인증을 받고 시제품으로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심장웰니스센터에서 임상시험을 하고 있습니다.

심혈관계 질환 가운데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심부전을 전공으로 택하신 까닭이 궁금합니다.
원래는 종양내과에서 암을 연구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현실을 보니 자괴감이 들더군요. 당시만 해도 암에 한 번 걸리면 치료를 해도 재발을 되풀이해가며 삶 전체가 피폐해지기 십상이었거든요. 그러다 심장내과를 알게 됐는데, 심장마비로 죽음의 문턱에 섰던 환자를 극적으로 살려내는 게 정말 매력적이더군요. 거기 끌려서 이 길에 들어섰습니다. 하지만 다음 단계에서는 다소 다른 판단을 내렸어요. 드라마틱한 면이 좀 부족하더라도 전체적인 시각에서 심장질환 전반을 들여다보고 병보다 환자에 더 집중하면 좋겠다 싶었죠. 그래서 세브란스 심장내과에서는 처음으로 심부전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공부하게 됐어요.

신념이든 철학이든, 교수님이 가진 삶의 태도를 뒷받침해주는 원리를 듣고 싶습니다.
얼마 전에 후배 의사 결혼식에 주례를 보았는데, 실은 그때 한 얘기가 제 좌우명입니다. 평생 마음에 새겨야 할 4가지 원칙(4H)입니다. 첫째는 정직(honest)입니다. 정직하지 않으면 불안에 시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는 겸손(humble)입니다. 더 뛰어난 이들이 숱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셋째는 근면(hard-working)입니다.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무엇도 이룰 수 없습니다. 넷째는 원만한 관계(human-networking)입니다. 인생은 제힘으로 어찌할 수 있는 분량보다 주위 사람들이 도와주는 몫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이 원칙에 따라 살아보려고 노력은 했는데 얼마나 성공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스스로 점수를 매겨보라면, 그래도 한 80점쯤은 주고 싶은데 말입니다.

에디터 최종훈 포토그래퍼 최재인



명의의 특강│심부전
빠른 진단과 치료가 최선! 심장의 경고에 귀 기울여라

심부전은 심장질환의 마지막 단계에서 나타나는 질환으로, 상당수의 환자에서 예후가 좋지 않고 사망률이 높은 편이다. 또 갑자기 호흡곤란이 심각해져 응급진료센터를 방문하거나 입원하는 일이 반복되기 때문에 환자의 의료비 부담은 높다. 환자 개인뿐 아니라 전 국가적인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
 강석민 교수(심장내과) 포토그래퍼 최재인 


심부전
온몸의 혈액을 순환시키는 펌프 역할을 하는 심장이 손상돼 혈액을 온몸으로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좌심장의 기능이 감소해 피로와 전신 쇠약, 폐에 물이 차는 폐부종이 발생하고, 우심장의 기능이 감소하면서 복수가 차거나 전신이 붓는 증상이 나타난다.


환자 사례
방치한 고혈압, 심장 망가뜨린다
젊었을 적 아마추어 레슬링 선수로 활동해 건강에 특히 자신 있었던 김영철 씨(65세, 남)는 5년 전 혈압이 높다는 얘기를 들었으나 별다른 증상이 없어 관심을 두지 않았다. 평소 꾸준히 담배를 피웠으며, 과음도 즐겼다. 얼마 전 운동 중 호흡곤란이 심해지고 다리가 부어오르자 김 씨는 심장내과를 방문했다. 검사 결과 혈압은 180/90mmHg, 흉부 X-ray에서 심장이 정상보다 심하게 커져 있었다. 심전도검사에서는 심방세동이라는 부정맥 소견이 나타났으며, 심장초음파 검사 결과 심장기능이 현저히 감소되어 정상인의 절반 수준이었다. 심장내과 의사는 고혈압에 의한 중증 심부전으로 진단했다.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심장웰니스센터는 개인 맞춤형 운동 처방, 신체디자인운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심장재활센터다.


사망률 높고 치료비 부담 큰 위중 질환
2010년대 초반 국내 의료진의 급성 심부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심부전으로 입원한 환자들 가운데 6.4%가 입원 중 사망하고, 1년 후 사망률은 15%, 4년 후 사망률은 3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는 심부전 환자의 5년 생존율이 남자의 경우 35%, 여자는 50%에 불과한데, 이는 폐암을 제외한 대부분의 암보다 낮은 수치다. 사회가 고령화되고 고혈압과 같은 심부전의 원인 질환을 가진 인구가 증가하면서 심부전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심부전이 고령에서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간혹 심부전을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 중 하나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심부전은 다양한 심장질환의 마지막 단계에서 발생하는 위중한 질환이므로 발병 직후부터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혈압 관리가 중요한 이유
심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질환들이 심부전의 원인이 될 수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관상동맥질환이다.
관상동맥질환 심장근육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히면 심장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심장근육 일부가 죽게 되는데, 이를 심근경색증이라 한다. 심근경색증은 40-75세 인구에서 심부전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이며, 고혈압과 고지혈증, 흡연, 스트레스, 비만, 운동 부족, 노화 등에 의해 관상동맥질환이 촉진될 수 있다.
고혈압 고혈압 환자에서는 심부전 발생률이 정상인의 4배로 올라간다.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심장에 부담이 증가해 심장벽이 두꺼워지고 심장이 커지는데, 초기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심장의 펌프 기능이 떨어진다. 이 과정은 수년에 걸쳐 서서히 일어나므로 심부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빨리 고혈압을 발견해 치료해야 한다.
심방세동 심방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고 가늘고 빠르게 떨고 있는 상태로, 고혈압 환자에서 많이 동반된다. 맥박이 너무 빠르기 때문에 심장의 피로도가 높아진다.
심장판막질환 여러 문제로 심장 내부의 판막이 제대로 열리거나 닫히지 않으면 심장에 부담이 증가하면서 심장기능이 떨어지는 심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 문제가 있는 심장판막을 수술하면 심장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있다.
심근병증 심장근육이 손상되는 질환으로, 심장의 펌프 기능이 약해져 심부전이 유발될 수 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으며, 유전질환이나 과도한 알코올, 바이러스 감염 등의 결과로 심근병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빈혈, 갑상선질환, 콩팥질환 등도 심부전을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심부전 환자들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다른 질병이 동반되었는지 검사해서 그 질환에 대해 정확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심부전이 고령에서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간혹 심부전을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 중 하나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심부전은 다양한 심장질환의 마지막 단계에서 발생하는 위중한 질환이므로 발병 직후부터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특별히 몸을 많이 움직이지 않았는데도 숨이 차거나 발목이 붓는 증상이 나타났다면 곧바로 심장내과를 방문하도록 한다.


심부전 환자의 일상생활 수칙
_ 수축기 혈압은 140mmHg 미만, 이완기 혈압은 90mmHg 미만으로 유지한다.
_ 스트레스는 교감신경계를 자극해 심부전 악화 물질을 과도하게 분비시킨다. 스트레스를 줄이자.
_ 갑작스러운 체중 증가는 몸속에 많은 수분과 염분이 머물러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날마다 체중을 확인한다.
_ 약물치료는 심장의 펌프 기능을 향상시키고 심장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줄여 심부전 증상을 호전시킨다.
_ 혈액순환을 방해해 심장근육에 손실을 줄 수 있는 흡연과 과도한 음주는 절대 금물!
_ 정기적인 병원 진료는 꾸준하고 효과적인 질환 관리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호흡곤란, 발목 부종, 만성피로
심부전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호흡곤란이다. 처음에는 운동을 하거나 계단을 오르는 등 몸을 움직일 때만 증상이 나타나다가 질환이 악화되면 한밤중에 갑자기 숨이 차서 잠에서 깬다거나 가만히 앉아 있어도 숨이 가빠지는 등 호흡곤란이 심해진다.
또 혈액에 정체되면서 다리나 발목 등 신체의 아랫부분이 붓는 증상이 나타나고 이로 인해 체중이 증가한다.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온몸에 산소와 영양분이 부족해지면서 노폐물이 쌓이고 이로 인해 소화 불량이나 만성피로, 불면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밤에 소변을 자주 보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이러한 증상을 일반적인 노화 현상의 하나로 여기는 고령층이 많다는 점이다. 심부전은 진단이 늦어질수록 사망률이 증가하므로 최대한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최선이다. 특별히 몸을 많이 움직이지 않았는데도 숨이차거나 발목이 붓는 증상이 나타났다면 곧바로 심장내과를 방문하도록 한다.

약물치료로 원인 질환 먼저 다스린다
정상 심장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약물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으며, 심부전을 일으키는 원인 질환을 먼저 치료하는 것이 원칙이다. 성실한 약 복용은 심부전의 사망률과 재입원율을 낮추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인체에는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올리는 안지오텐신이라는 물질이 생성되는데, 안지오텐 신 전환 효소 억제제, 안지오텐신 II 차단제는이 안지오텐신의 작용을 억제해 심부전의 진행을 막거나 늦출 수 있다. 이뇨제는 콩팥의 수분과 염분 배설을 촉진해 호흡곤란, 부종 등을 완화시키고, 베타차단제는 교감신경을 차단해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어 심방세동을 동반한 심부전 환자에서 맥박 조절을 위해 주로 사용된다. 심장 수축력을 강화하고 심장박동을 조절하는 강심제(디곡신), 협심증을 동반한 환자에서 관상동맥을 확장시켜 혈액 공급을 원활하게 만들어주는 질산염 제제, 혈전 생성을 방지하기 위한 와파린 등도 처방된다.
약물치료로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중증의 심부전 환자 또는 심부전의 원인 질환이 심장의 구조적인 문제일 경우에는 시술이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판막협착증 또는 폐쇄부전증 환자에서 시행되는 판막성형술이나 판막치환술, 관상동맥이 막힌 경우 대체 혈관을 연결해 혈류를 만들어주는 관상동맥 우회술, 막히거나 좁아진 혈관을 넓혀주는 관상동맥 성형술 및 스텐트 삽입술 등이 있으며, 심장을 직접 자극하기 위해 심장박동 조율기나 삽입형 제세동기를 체내에 이식할 수 있다. 중증의 젊은 심부전 환자에서는 심장이식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고혈압 환자에서는 심부전 발생률이 정상인의 4배로 올라간다.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심장에 부담이 증가해 심장벽이 두꺼워지고 심장이 커지는데, 초기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심장의 펌프 기능이 떨어진다.

심장 부담 줄이는 생활습관
식단 관리를 통해 심장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심장근육의 수축력을 증가시켜 병의 치료와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과식과 비만은 그 자체로 심장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평소 소량씩 나눠서 식사를 하고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염분은 체내 수분량을 증가시켜 심장에 부담을 주므로 혈압 조절과 부종 완화를 위해 염분 섭취를 줄이도록 한다. 일반적으로 심부전 환자는 하루 염분 섭취량이 3g을 넘지 않는 것이 좋으며, 수분 섭취는 하루 1.5-2L로 제한해야 한다. 고지방, 고콜레스테롤 음식은 관상동맥 질환을 유발시켜 심부전을 발생, 악화시키므로 제한하도록 한다.
심부전 환자에서 운동은 심폐 지구력 향상, 호흡기능 개선 등 환자의 상태를 호전시켜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율과 사망률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다만 환자 상태에 따라 운동이 금지될 수 있으므로 먼저 주치의와 상의한 후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또 격렬한 운동은 삼가야 하며, 하루 20분 이상의 걷기, 계단 오르기, 자전거 타기 등의 가벼운 유산소 운동이 권장된다. 만약 운동 중 가슴 통증이나 현기증,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운동을 멈추고 의사와 상의하도록 한다.


와파린(쿠마딘)복용 중엔 비타민K 섭취 주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혈전이 잘 생성되는 심부전 환자에게는 혈액 응고를 막는 와파린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와파린은 수많은 약과 상호작용을 일으키므로 다른 치료를 받을 때도 반드시 와파린 복용 사실을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또 비타민K는 과다 섭취 시 와파린의 작용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시금치, 부추, 상추, 양상추, 양배추, 브로콜리, 아스파라거스, 완두콩, 냉이, 순무, 녹차, 소나 돼지의 간, 달걀노른자, 마요네즈, 홍삼, 청국장, 콩기름, 올리브유를 비롯한 각종 샐러드유 등에 비타민K가 많이 함유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