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태성 떨림(진전) 

 Essential tremor 


본태성 떨림은 양측 상지에 나타나는 자세 떨림 또는 활동 떨림을 특징으로 하는 이상운동질환입니다.


  •  본태성 떨림이란? 

떨림은 신체 부위가 비자발적으로 규칙적으로 진동하는 현상입니다. 중력에 반하여 특정한 자세를 취할 때 나타나는 떨림을 자세 떨림(postural tremor), 자발적으로 운동을 하는 도중 나타나는 떨림을 활동 떨림(action tremor), 편한 자세로 앉아 있거나 누워 있을 때 나타나는 떨림을 안정 떨림(resting tremor)이라고 합니다. 본태성 떨림은 파킨슨병, 근긴장이상증 등 신경계 질환의 증상 동반 없이 양측 상지에 나타나는 자세 떨림 또는 활동 떨림을 특징으로 하는 이상운동질환입니다. 이는 파킨슨병의 특징인 안정 떨림과는 매우 대조적입니다.
본태성 떨림은 40대 이상 연령대에서 호발하며, 65세 이상에서는 4%~5% 정도의 유병률을 보입니다.


  •  본태성 떨림의 증상 

본태성 떨림은 주로 양측 상지에 발생하는데, 상지뿐만 아니라 머리나 목소리가 떨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본태성 떨림은 알코올을 섭취하면 완화되는 반면, 스트레스, 운동, 피로 등으로 악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증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는 경우가 많으며, 컵을 들고, 글씨를 쓰고, 수저를 드는 것과 같은 일상생활에서 손이 심하게 떨려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  본태성 떨림의 원인 

본태성 떨림이 발생하는 구체적인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가족 중에서 본태성 떨림을 겪은 사람이 있는 경우가 많으며, 이런 경우 가계도를 분석하면 대체로 상염색체 우성의 유전 패턴이 나타납니다.
전기생리학적 연구를 통해 대뇌 시상(thalamus)과 뇌줄기에 위치한 하올리브핵에서 소뇌로 정보를 전달하는 올리브-소뇌로(olivocerebellar circuit) 및 특정 운동 회로가 본태성 떨림과 관련되어 있다고 제안되었습니다.


  •  본태성 떨림의 진단 

본태성 떨림은 증상을 바탕으로 진단합니다. 국제파킨슨운동질환학회의 2018년 진단 기준에 따르면 (1) 양쪽 상지의 활동 떨림, (2) 3년 이상의 유병 기간, (3) 머리, 목소리, 하체 등 다른 부위의 떨림이 동반되거나 동반되지 않음, (4) 근긴장이상(dystonia), 소뇌실조(cerebellar ataxia), 파킨슨증(parkinsonism)과 같은 다른 신경계 증상이 없을 경우에 본태성 떨림으로 진단합니다. 떨림의 양상(떨리는 부위, 떨리는 빈도, 악화 요인, 완화 요인), 동반 증상의 유무 등을 확인하는 것도 진단에 필수적입니다. 본태성 떨림의 진단 과정에서는 갑상선기능항진증, 윌슨병, 약물 유발 떨림 등 떨림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다른 질환을 감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복용하고 있는 약물을 파악하고, 혈액검사나 뇌 MRI 등의 영상검사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  본태성 떨림의 치료 

일차적으로는 약물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으며 약 50%의 환자에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프로프라놀롤(propranolol)이라는 교감신경억제제와 프리미돈(primidone)이라는 항경련제가 가장 대표적인 약제입니다. 증상이 있는 부위에 보톡스를 주입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으나 효과는 일시적이며 근력 약화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약물 치료로도 해결되지 않는 본태성 떨림의 경우 뇌심부자극술, 뇌정위방사선수술, 고집적초음파수술 등의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글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김준형 교수 >